제가 정말로 케이크버스 회지를 내버렸습니다. 벨져릭 연성을 많이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덜컥 내버린 건 아닐까 걱정이네요. 웹연성을 하려고 플롯을 짜다보니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원작에서부터 언밸런스한 둘의 관계가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책의 수위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식인 등의 묘사는 원래부터 넣지 않을 예정이었고 지금까지 봐온 정발 서적들을 두고 생각해보니 굳이 제한을 걸 필요는 없을 것 같았어요.
3.
제 안의 릭과 벨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와 앨리스.
벨져는 릭을 통해서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됐을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고, 이런 생활이 있고, 덤으로 이런저런 장소들이 있고 뭐 그런 것들. 본편에서는 포크로서의 자각이 시작이었지만요. 반면에 릭에게 벨져는 지금까지 봐온 중에서 꽤 특이할 뿐인 사람이다가 점점 특별한 존재가 되었을 것 같고. 확신이 생긴 건 아마 벨져가 포크라는 걸 밝혔을 때? 사실 그걸 굳이 밝힐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4.
왠지 모르게 늘어난 이글의 비중. 처음부터 이런저런 연결고리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쓰다보니 비중이 생각보다 많아져 놀랐습니다. 분량이나 이야기 흐름 상 다무와 이글이 대화하는 장면은 넣지 못했는데 그것도 들어갔으면 거의 삼주인공 체제가 되어버렸을 수도요.
사실 과거회상에서 비밀을 먼저 눈치채고 다무에게 알렸던 사람은 이글. 이래저래 직접 결단을 내리진 않지만 타인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모습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5.
잘린 내용 중엔 벨져가 버티지 못하고 아주 살짝 무력을 쓰는 장면도 있었는데, 릭의 (참아줘서) 고맙다는 말은 이때 들어갈 예정이었어요. 그 상황에 그 얘길 들으면 벨져는 아마 세 배쯤 화났을 것.
어쨌거나 일단 무너지면 바로 모든 게 끝나지 않을까 싶어 그 내용은 빠지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모습에서도 무너지기 직전까진 아니었을 것으로.
6.
반지..... 원래는 미리 전해줬어야 했는데 쓰다보니 그러질 못했네요. 릭은 모르지만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라는 연결고리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릭의 눈동자 색을 닮은 에메랄드가 박혔을 것 같아요. 언젠간 전해주게 될 수도 있겠죠! 릭도 기뻐할 거예요.
나름대로 시리어스라고 싸본 회지인데 어땠을지 잘 모르겠네요'///')> 아쉬운 점도 있고 마음에 드는 점도 있고. 모쪼록 읽어주시는 분들이 즐거우셨다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두 사람을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