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보스 티엔과 그의 정부 마틴이요. 티엔이 마틴에게 선물로 검은색 하이힐과 붉은 립스틱을 선물하는걸 보고 싶어요. 마틴을 침대 위에 앉히고 마틴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이 선물한 하이힐을 신겨주고 붉은색 립스틱을 발라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잠깐 입을 맞추었다가, 하이힐의 뒷굽을 손으로 받치고 발등에 입을 맞추면서 점점 위로 갔으면 좋겠어요. 발등에서 종아리, 무릎 뒤쪽, 허벅지까지. 스킨십은 짙지만 무미건조한 보스와 정부의 관계가 보고 싶습니다 '//')9
여기에 제 취향을 많이.... 섞어서.... 리퀘 내용하고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마피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지라 언라이트의 몇몇 캐릭터 스토리를 참고했습니다.
“위험한 일이라고 늘 말씀하셨죠. 자세한 것들은 알려주시지 않았지만…… 결국 그렇게 됐군요.”
비보를 전해들은 금발의 남자는 슬픈 얼굴을 보였으나 놀라거나 당황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도 며칠 전 연락이 끊겼을 때부터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조직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일원에게는 그만큼의 경의가 필요하다. 언제나 위협이 따르는 세계에서는 그걸 상쇄할 만큼의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였다. 적절한 추도는 물론, 남은 유족의 생계를 보살피는 일은 조직의 의리인 동시에 절대적인 의무이기도 했다.
“그에게서 지원을 받고 있었다고 알고 있다.”
“음…….”
대답을 꺼내기 전, 청년은 옅은 김이 피어오르는 홍차를 멍하니 응시했다. 죽은 이와의 과거를 떠올리는 게 괴로웠기 때문일까?
“그랬었죠. 제가 자립한 후로도 가끔…… 그럴 필요 없다고 말씀 드렸는데도요.”
그는 슬픈 기색의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그 호탕했던 남자가 아들처럼 여겼던 듯한 이 청년을 어떤 식으로 곤란하게 했을지, 티엔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티엔은 얼마 전 조직 간 항쟁으로 목숨을 잃은 카포의 신변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랜 시간 조직에 몸담았으며 자신을 좋게 보아준 그에게 예의를 표하기 위해 그는 떠난 이의 흔적을 꼼꼼하게 살폈다. 그리고 자신은 결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지 않겠노라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았다.
상관에게는 가까운 가족이나 치정 관계가 없었다. 한 여자나 가정에 마음을 쏟기에는 지금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며 늦은 나이까지 독신으로 살고 있던 그를 티엔은 내심 현명하다 생각했다. 언제 목숨을 잃거나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르는 그들의 사회에서 일부러 약점을 늘리는 짓은 꽤나 어리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티엔은 뜻밖에도, 그의 유품에서 한 청년의 존재를 발견했다. 카포가 그에 관해 언급한 적이 없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조직 외 인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과 조직의 연관성 자체를 숨기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숨겨 놓은 아들이라도 됐던 건지, 혹은 다른 모종의 관계가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티엔은 그에게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런 건 필요 없어요.”
일종의 목숨 값이라고 할 수 있는 봉투를 건넸을 때 청년은 그 성의를 단호히 거절했다. 티엔이 찾아온 시점부터 그가 어떤 용건으로 얼굴을 비췄는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일’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았던 티엔이 무뚝뚝한 설명을 덧붙였음에도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관례다. 그의 희생에 정당한 대가지.”
“아뇨. 정말로 필요 없어요. 제 앞가림 정도는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티엔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어떤 종류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억지로 돈을 쥐어 주는 것과 유족의 뜻을 존중한다는 선택지 사이에서 약간 망설이고 있었다. 청년이 다른 제안을 꺼내기 전까지, 그는 확연히 전자의 선택에 마음이 쏠려있었다.
“돈은 필요 없어요. 그 대신…… 당신이 아는 그분에 관해서 이야기 해줄 수 있나요? 제게 많은 걸 숨기셨는데, 앞으로도 영영 들을 수 없게 됐거든요.”
청년이 금전 대신 원한 것은 보상이라기보다는 위로와 가깝게 들렸다. 티엔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조직의 간부와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일까? 티엔은 마피아의 일원인 자신을 경계하지 않는 그가 기묘하게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그에게서는 몇 번인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어딘가 간지러운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그 석연치 않은 느낌은 입 밖으로 낼 수 있을 만큼 분명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승낙의 말에 청년은 슬픔이 조금은 덜 섞인, 그럭저럭 밝음에 가까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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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움직인 것은 책임감이며 결코 연민이 아니었다.
며칠 뒤의 어느 날, 티엔은 다시 그 청년, 마틴 챌피를 방문했다. 간부의 죽음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어렵게 낸 짬이었다. 금방 용무를 마치고 돌아갈 수 있으리라 여겼던 티엔의 예상과 달리, 일과 관련한 것들을 제외한 서술뿐이었음에도 이야기는 길어졌다.
그가 어떤 행동을, 말을 했고 또 어떤 생각을 했을지. 이어지는 질문에 티엔은 기억을 더듬어 설명을 덧붙였다. 마치 심문이나 어떤 협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티엔은 대화의 도중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 마틴은 또 다른 물음을 던졌다.
“당신은 왜 그런 일을 하고 있죠? 어떤 목적이 있었던 건가요?”
애초의 용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화제에 티엔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특별한 비밀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혼란한 시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 찾아온 것은 잡담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 뿐이다.
“얘기는 끝난 것 같군. 가보겠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에게, 마틴은 또 다시 말을 건넸다.
“……아무래도 상관 없겠네요. 티엔 씨. 저와 거래를 하지 않을래요?”
역시나 뜻밖의 내용이었다. 늘 밝은 곳에서 살아왔을 이 일반인에게 티엔은 코웃음을 치며 반문했다.
“거래? 웃기는군. 당신이 뭘 내놓을 수 있다는 거지?”
“꽤 쓸모 있는 것들이요. 아마도 당신이 가장 원할 것들.”
유순하게 보이던 얼굴에 드리워 있는 것은 비웃음과 비슷했다. 냉철한 판단을 무기로 삼는 티엔은 이 청년을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직감했으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구석이 없었다.
“그러니, 당신은 제게……”
우스운 제안이었다. 그러나 티엔은 결국 그것을 받아들였다. 이어진 대화에서 밝혀진 마틴의 거래 조건, 그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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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물론, 한 자루의 펜은 능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심지어 아무런 형태조차 없는 몇 마디의 말조차도.
그렇게 마틴 챌피는 얼마만큼의 사람을 죽였나. 티엔은 이제 그 수를 제대로 헤아릴 수 없었다.
상대 조직의 스파이, 조직을 배신하려던 말단, 때로는 무고하고 정의로운 재판의 증인까지. 그의 지목으로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험한 꼴을 당했다. 명확한 증거를 짚어내는 그의 일처리에는 반론의 여지조차 없었고 그 덕에 티엔이 속한 조직은 날이 갈수록 위세를 더했다. 물론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마틴 챌피 대신 그 공적은 대개 티엔에게로 돌아갔다.
‘눈썰미가 좋다’는 평가만으로는 넘어가기 힘들 때에는 적당한 제보자를 만들었다. 때로는 목격자마저도. 일련의 과정은 의심스러울 만큼이나 매끄럽게 흘러갔고, 그 중심에는 마틴이 있었다.
일을 진행하기 전 티엔은 나름대로 그에 대해 조사했지만 이렇다 할 수확은 없었다. 다른 조직이나 경찰의 끄나풀이 아니었다. 그저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평범한 애송이.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그의 행적에는 묘한 변화가 있었다. 죽은 조직의 간부와 연관되기 시작했던 것도 바로 그 시기였음이 틀림 없었다. 티엔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으나 동정의 마음은 들지 않았다. 선택이 아니었을지언정 그 덕분에 마틴은 지금의 ‘힘’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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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러니까, 조금 외롭거든요.’
터무니없고도 우스운 소리였다. 자신을 능력자라 밝힌 마틴이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요구한 사항이란.
읽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단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하는 마틴을 티엔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나 쓸모 있는 능력을 가진 자가 이토록 나약한 이유를 댄다는 것이 말이다.
“증거로는…… 당신 아래 새로 들어온 신입. 헬리오스의 끄나풀이에요. 그래 봐야 그쪽에서도 쓰고 버릴 말이지만요. 최근 한 달의 계좌를 뒤져보면─”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며 운운 하던 건 전부 거짓부렁이었나?”
“아뇨. 그건 사실이었어요. 읽지 않겠다고 약속 했었으니까.”
세상의 온갖 감상적인 것들과 동떨어져 있는 티엔은 상대의 진의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 웃기는 말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지만 마틴의 제안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거절인가요? 제가 당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티엔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에게는 더 높은 곳을 향할 힘이 필요했다. 그게 어떤 형태라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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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는다는 것이 두 사람에게 조금 다른 의미로 변질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가 좋아하는 드레싱의 종류보다도 상대의 섹스 취향을 더 먼저 알았다. 만족시키기보다는 만족하기 위한 행위일지라도 그 둘은 꽤 잘 맞는 파트너였다.
“당신네들은 정말 끔찍해요. 사회의 해악. 쓰레기 같은 인생들.”
“잘도 지껄이는군. 이번에 네 덕분에 처리한 경비원은 무고한 증인 아니었나?”
“글쎄…… 읏. 그가 과연 정말로 무고했을까요? 그리고 제 양심은 이미 죽어버려서요.”
신랄한 웃음. 그들은 서로의 속내를 거의 터놓지 않았음에도 티엔은 첫 만남에서의 침착함이 차가운 분노였음을 깨달았다. 마틴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한 방법을 통해 복수를 하고 있었고 티엔은 그 수단의 일환이었을 뿐이라고.
그가 자신의 깨달음을 말했을 때 독심술사는 짧게 대답했다. 자신은 거짓을 말한 적은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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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요인, 특히 정보전에서의 우위에 힘입어 적대조직 중 하나는 거의 괴멸에 이르렀다. 이전에 카포의 죽음과 연루되어 있던 바로 그 조직이었다. 그 과정에서 큰 공을 세운 티엔은 이례적인 속도로 간부의 자리에 올랐다.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철저한 준비성과 행동력, 그리고 놀라운 통찰력. 그럼에도 그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에 티엔은 완벽하게 대응했다. 물론 마피아다운 방식으로. 섬뜩하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를 견제하려는 시도는 더 날카롭고 비밀스러워졌다. 티엔은 마틴과의 만남에 전보다 더욱 신중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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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리만큼 많은 것을 꿰뚫어보며, 고집스럽도록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는 티엔을 조직 내의 누군가는 마녀와 내통하는 사내라 일컬었다. 물론 조롱의 뜻이 담긴 말을 면전에서 할 만큼 경솔한 자는 없었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티엔의 귀에 들어갔다.
그 본인조차 쓴웃음이 나올 정도로 소문은 사실과 닮은 구석이 있다.
“애인 분께 선물입니까?”
티엔이 고른, 그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보며 눈치 없는 부하가 물었을 때, 그는 예의 그 마녀에게의 공물이라는 반쯤의 농담을 던졌다. 사색이 되는 얼굴을 보아하니 그 부하도 쓸데없는 잡담에 동참한 적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티엔은 곧 아랫것들을 물리고 약속장소인 호텔 방을 향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이든, 사악한 존재와의 내통의 시간이었다.
“어울릴 것 같더군.”
“이런,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은데요.”
검은 하이힐과 붉은 립스틱.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는 티엔의 선물을 열어본 마틴은 그 내용물에 실소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틴은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하얀 발을 내밀었다. 막 샤워를 마치고 가운만을 입고 있는 그에게서는 옅은 꽃향기가 감돌았다.
티엔이 무릎 꿇고서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구두를 그 발에 신겨 넣는 동안 마틴은 또 다른 선물인 립스틱을 매만졌다. 우스꽝스러운 연인 놀이. 남자는 그런 단어로 지금 그들의 모습을 정의했고, 진한 붉은색은 그의 입술 위에 서투른 호를 그렸다.
티엔은 얼마 전 조직의 역사 상 최연소의 이인자 타이틀을 짊어졌다. 그는 현재 조직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이며, 또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보스는 그는 적으로 돌리는 대신 완전한 아군으로 두기를 선택한 것이다.
조직의 언더보스는 자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이의 발에 입을 맞춰 처음이자 마지막일 경의를 표했다.
“이 다음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입술이 떨어지고, 티엔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가장 큰 원흉을 이 만큼이나 쌓아 올렸으니, 이제는 부숴버리고 싶겠지. 나를 포함해서.”
이전에 목숨을 잃은 간부의 건에는, 여러 사람의 손익이 관여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물론 조직 내부의 다른 간부들마저도. 그리고 마틴은 마피아라는 집단 자체를 미워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티엔을 도와 조직의 부흥에 착실하게 기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네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순순히 떨어지지는 않겠죠.”
“잘 알고 있군.”
서늘한 눈빛이 마주쳤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입맞춤은 서서히 위를 향하고, 이내 티엔의 입술에도 립스틱의 붉은 자국이 남았다.